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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오브 스틸 감상평 : 슈퍼맨이 "맨 오브 글래스"인 이유를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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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된 영화이긴 하지만, 직접적인 스포일러가 될 만한 내용은 없도록 작성한 글입니다.

영화의 결과나 사실 관계 정도는 언급되겠지만, 이 글에서 나온 내용 정도면 예고편보다도 약할 것 같네요.

 


 

저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 리그, 저스티스 리그 스나이더스 컷을 보고 나서 맨 오브 스틸을 보게 되었습니다.

 

저스티스 리그의 스포일러를 막기 위해서 자세한 내용을 쓰지는 않겠지만, 제가 저스티스 리그를 보고 느낀 가장 큰 찜찜함은 하나였습니다.

 

히어로 수준을 넘어, 가히 신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는 슈퍼맨이 왜 저렇게 유리멘탈이지?

 

DC 원작에서도 전통적으로 정신공격에는 취약한 설정이라는 점을 검색해 보고 알게 되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해가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맨 오브 스틸을 보고 나니까 이해가 되네요.

 

적어도 영화 세계관에서, 슈퍼맨의 정신적 측면은 그냥 평범한 지구인에 불과합니다.

오히려 평범한 인간보다 더 나약하고 상처받아 너덜너덜한 상태죠.

 

이제 알겠습니다. 왜 슈퍼맨이 그토록 정신적으로 취약했는지, 로이스 레인에게 그토록 집착하는지.

집착이라는 표현이 과하다면, 애착이라는 단어를 써도 되겠지만... 제가 보기에는 슈퍼맨의 로이스 레인을 향한 애정은 연인의 것보다는 모자간의 정에 더 가깝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저스티스 리그 스나이더스 컷의 엔딩에서 나온 슈퍼맨의 모습을 이해할 수가 없었는데, 맨 오브 스틸을 보고 나니까 슈퍼맨에게는 그의 멘탈을 잡아 줄 사람이 반드시 필요했다는 걸 알게 되었네요.

 

슈퍼맨의 심리상태는 마치 분리불안증을 겪는 강아지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맨 오브 스틸은 영화 세계관에서의 슈퍼맨의 설정과 정체성을 알려 주는 영화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헨리 카빌 슈퍼맨을 앞으로는 볼 수 없을 것 같아서 기분이 싱숭생숭하네요.

 

영화 내부 스토리 측면으로만 본다면, 크립톤과 지구의 과학적 설정이 썩 매끄럽게 보이지는 않아서 아쉬웠습니다.

크립톤 행성의 문명이 그토록 발전했는데도 멸망하는 행성에서 탈출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크립톤의 문명과 장비를 전부 활용하지도 못했을 조드 장군조차 행성 밖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정도였는데?

상식적으로 절대 말이 안 됩니다.

개연성이 있는 종말 시나리오를 넣으려면, 크립톤 종족이 마지막까지 행성을 살리기 위해서 탈출할 수 있는 기회마저 버리고 전력을 다해 헌신했지만 결국 실패했다는 정도의 스토리라면 말이 됐을 텐데 말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너무 아쉬운 점은, 조드 장군 캐스팅이 너무 아쉽다... 이 정도네요.

조드 장군 배역을 더 강인하고 피지컬 좋은 배우로 캐스팅했다면 보는 재미가 더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배대슈의 둠스데이 전투 때는 긴장감을 넘어 위압감이 느껴졌는데, 조드 장군과의 전투에서는 슈퍼맨이 질 거라는 생각 자체가 들지 않았거든요.

물론 인간형이 아닌 둠스데이를 조드 장군과 단순 비교하는 건 불공평하긴 하겠지만, 피지컬과 페이스부터 슈퍼맨이 조드 장군을 압도하다 보니 전투가 전혀 긴장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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