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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베이커리

내 인생 카페, 인생 커피~ 카페 마디 버터크림라떼 (폐업, 봉천 쑥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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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수많은 카페에 있는 아메리카노의 맛 차이를 잘 구별하지 못한다.

그래서 나에게 인생 카페가 생길 수는 있겠지만 인생 커피 메뉴는 없을 줄 알았다.

항상 그렇듯, 소중한 것은 마지막 순간에야 더욱 찬란하게 빛난다.

이번에는 다행스럽게도 소중한 것을 완전히 잃어버리기 전에 추억을 함께할 시간이 있었다.

 

언제부턴가 티스토리를 한번 해 보고 싶었는데, 무슨 이야기나 주제를 써야 좋을지 모르겠어서 시작하기가 어려웠다.

처음 카페 마디의 버터크림라떼를 마셨을 때는 몰랐다. 내가 동네 카페 커피로 포스팅을 시작할 줄은.

 

 

버터와 크림, 그리고 라떼. 재료 이름만 들어도 안 먹을 수 없는 조합 아닌가?

크림층은 달콤하고 커피는 상대적으로 본연의 쓴맛이 나서 그 조합이 마음에 들었다. 쓴맛이어서 나쁘다는 것이 아니고, 커피의 맛있는 쓴맛이었다.

지금도 여사장님이 버터크림라떼 크림을 만들던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종종 생각난다.

처음 카페에 갔을 때 하나씩 맛보려고 매일 다른 메뉴를 주문했었는데, 재료나 맛 설명을 진지하고 친절하게 해 주셨던 기억이 난다. 프랜차이즈에서도 제품에 대해 물어 본다면 아마 설명을 해 주기는 하겠지만, 주인이 해 주는 설명만큼 진짜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나마 이전에 내가 좋아하던 커피는 스타벅스 블랙 글레이즈드 라떼였는데, 하필 이걸 마시느라 잠시 소홀한 동안 카페 마디 사장님들은 운영을 그만두기로 하셨다. 그리고 나는 이제 블랙 글레이즈드 라떼로 돌아갈 수 없는 몸이 되어 버렸다.

그 자리에는 이제 다른 카페가 있지만, 버터크림라떼는 없는 듯하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카페 영업 종료 며칠 전에 방문했다가 상황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마지막 며칠간 밤잠 못 잘

것도 각오하고 버터크림라떼를 즐겼고, 마지막임을 알기에 그 맛은 더욱 각별했다.

나는 솔직히 커피 미식가는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내 입맛에 맞는 커피는 처음이었고, 앞으로 살면서 이런 커피를 다시 만나지 못할 것 같아서 초조하다.

 

음식이든 물건이든 취미든, 나를 행복하게 하고 내 생활에 스며드는 것들을 기록하는 것. 충분히 재미있지 않을까?

 

인간은 항상 무엇인가를 상실한 후에야 그것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고 고민하기 시작하는 것 같다.

버터크림라떼가 과연 여기에만 있는 메뉴일까?

이런 의문이 나중에야 들었고, 하프커피의 버터크림라떼도 먹어 봤지만 나를 만족시킬 수는 없었다.

 

하프커피 버터크림라떼는 크림에서 커피의 쓴맛이 살짝 나고 라떼층이 달달한 느낌이었다. 마디와는 반대.

물론 맛이 나쁘지는 않았는데, 가까운 곳에서 저렴한 가격에 더 맛있는 버터크림라떼를 먹던 내 입장에서 만족할 수는 없었다. 또한 파미에스테이션의 사람들 바글바글한 감성도 내 입장에서는 별로였다. 조용하고 아늑한 동네 카페가 필요하다!!

예전에 동네 다른 카페에서 스카치 라떼(?)도 먹어 봤고 나쁘지는 않았으나, 역시 카페 마디의 버터크림라떼만은 못했었다.

 

앞으로 카페를 절대 안 한다고 가시지는 않았으니까, 나중에 다른 곳에라도 카페 마디가 다시 부활하기를 바라며... 마무리!

 

 

 

* 이 포스팅은 내돈내산으로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말차나 라즈베리를 딱히 좋아하지는 않지만 마지막 날에 쿠키 하나가 남아 있어서 추억용으로 주문했더니, 여사장님이 서비스로 주셨었는데 ㅋㅋㅋㅋ 아무튼 대가성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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